폴트 라인 (보이지 않는 균열이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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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을 읽고 경제라는 주제를 공부하기 위해서 한가지 주재를 잡고 가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주제가 2008 세계 경제 공황, 리먼 쇼크 등으로 불리는 미국이 시발점이 된 서브프라임 모지기 사태이다.

책에서는 왜 미국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경제 재앙의 원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빌 클린턴 대통령 임기 후반에 재정된 글리스-스티걸 법안[1]이 그 사건의 원인을 제공하였다라는 관점 또한 이들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조금 더 큰 그림으로 보면, 사실 나는 그때의 미국과 현재의 미국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짧은 지식으로 잘못된 평가를 내릴 수도 있지만, 그러한 가능성을 차치하고서도 사실 미국이라는 나라의 경제가 2023년 현재 굉장히 모순적인 상황에 빠져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이 책은 내가 평소에 궁금했던, 어째서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왜 미국은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지(물론 미국이라는 나라 안에서는 열심히 이 상황을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에 대한 대답을 주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책을 통해 얻은 질문에 대한 대답

일단 첫 번째로 미국 국민의 경제 지수에 대한 민감성이다.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지수중 하나가 경제성장률과 실업률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왜 이러한 지수들이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대답은 내리지 못했다.

왜냐하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국민들이 특별히 경제에 대해 학문적인 접근을 하거나, 매번 대통령 선거 기간에 방송되는 토론에서 어떠한 자신만의 결론을 내려 판단 평가하는 사람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별히 많을 것이라고는 생각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에서 설명한 내용은 미국의 기형적인 취업과 해고 문화에 있다.

미국은 해고가 자유롭다.

대신, 미국의 경우 실업자에 대해 기업에서 일정 기간, 일정량의 실업 수당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실업과 재취업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가 미국 국민의 경제 민감성에 큰 영향을 주게된다.

첫 번째로,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보험이 기업에 소속된 인원들에 대해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즉 해고를 당하는 순간, 더 이상 보험이라는 울타리는 존재하지 않게 된다.

두 번째, 실업 급여에 대한 불분명성이다.

기업에서 지원해야 할 실업 급여를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에도 없다.

즉 취업에 자신과 자기 가족의 일생과 연결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이 바로 다른 유럽 국가 또는 선진적인 복지 시스템을 가진 나라들과 미국의 큰 차이이다.

즉 취업이 생존의 문제가 되는것이다.

두 번째로 알게 된 점은 어째서 서브프라임 모지기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가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경제 시스템이 잘못된 판단에서 오류를 잡아낼 수 없다는 것에 기인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로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란, 미국에서 실시한 서민들을 위한 내 집 마련 정책을 의미하고
두 번째로 오류의 해결이란, 경제 시스템이 성공에는 보상을 지급하는 한편, 실패에 대해서는 징벌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간단히 현재 상황과 비추어 보아도 대충 성립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이러한 생각의 흐름이 꽤 훌륭한 해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몇 달 전에 있었던 은행들의 연속적인 파산에서 미국 정부가 경제 시스템의 불안정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코로나 상황에 디폴트 직전까지 몰렸던 국가의 부채를 또다시 한번 증가시켰다는 뉴스를 생각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정부는 현재의 은행 파산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와는 다른 상대적으로 건전한 은행들의 파산이고, 이러한 사태를 해결하고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것을 자신들의 명분으로 삼았다.

좋은 취지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미국 정치인들은 선거를 위해서라도 실업률을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경제의 불안정은 사회 계층의 아래부터 목을 졸려 올 것이다. 이것은 바로 실업으로 연결된다.

다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정부는 좋은 의도로 국민들을 위해서 이러한 정책을 시행하였다.

그리고 그때처럼 은행사들에 이러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냥 경영자로서 돈을 받았고, 기업이 망한 후에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되기 때문이다.

즉, 또다시 경제 시스템이 이러한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은 다시 한번 국가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국가 부채를 증가시키고 그 돈으로 유동성을 제공하였고, 놀랍게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에도 같은 선택을 하였다.

다시 옛날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러한 문제들을 책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조금 더 들어가면 이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나, 현재 집중해서 말해야 할 것은 이러한 단기적 경제 부양 정책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언젠가 폭탄은 터질 거라고 생각한다


후기

경제학자는 수학자이자, 역사가이자, 정치가이며. 동시에 철학자여야 한다

위 말은 케인즈가 한 말이다.

정말로 딱 들어맞는 이야기인것 같다.

정부가 교체되면 그에 맞추어 한국은행 총재도 교체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 전 총재가 진행하던 방향을 평가하고 정치인들의 단기간의 부양 정책에 반대하고, 의견을 내고, 설득하고 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경제 '학자'의 모습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또한 책에서도 언급하듯이 절대 정치인들의 의도는 나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의도한 대로 중산층이 자신들의 집을 가지고 조금 더 편안한 환경에서 경제 활동을 펼치고 그것이 중산층의 성장으로 이어졌다면 말이다.

저자는 경제학은 보통 길을 가르쳐 주는 학문이 아니라 길을 선택했을 때의 결과를 알려주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즉 그들이 조금 더 경제 발전이라는 길에서 보았던 갈림길을 선택할 때 현명한 선택을 해야 했었다고 생각한다.


  1. 1933년 루즈벨트 대통령의 뉴딜 시절에 시작해서 1990년 빌 클린턴 때 폐지된 금산 분리를 위해 재정된 법.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이후 1990년 이 법을 폐지한 빌 클린턴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존재. ↩︎